2025. March+April Vol. 189
아이와 감성로드

두 딸과 함께 맞이한
봄맞이 캠핑 황인성 소원 가족

글. 강진우 작가   사진. 한상무 작가

탁 트인 자연, 기분 좋은 햇살, 맛있는 음식, 그리고 티 없이 해맑은 두 딸.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봄을 두 팔 벌려 맞이하기 위해 캠핑에 나선 황인성 소원 부부의 얼굴에는 시종일관 봄을 닮은 따스한 미소가 떠올라 있었다. 아이들이 없었다면 상상할 수조차 없었을, 행복 가득한 시간이었다.


아이들과 많은 추억을 쌓으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어요.
거의 주말마다
전국을 다니며
나들이와 여행을 즐기는데요.
2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 캠핑도
그 과정에서 발견한 우리 가족의
‘인생 취미’예요.

아이들의 사랑스러움으로 물든 캠핑장

봄기운 가득한 세종합강캠핑장으로 승합차 한 대가 미끄러져 들어왔다. 이내 한 사이트에 멈춰 선 자동차의 슬라이드 도어가 스르르 열리자, 똑같은 옷에 귀여운 토끼 모자를 쓴 두 아이가 등장했다. 황인성 소원의 두 딸인 윤하와 민하였다.
“아이들 유치원 하원하고 바로 오느라 복장이 똑같네요. 캠핑을 자주 다니는 봄가을 금요일마다 볼 수 있는 모습이랍니다.(웃음)” 황인성 소원이 아이들의 하차를 도우며 말했다. 두 아이도 익숙한 듯 캠핑장에 발을 내딛자마자 주변을 둘러보며 놀거리를 탐색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러다 아내 조은선 씨가 편한 옷으로 갈아입자고 외치자, 어디 갔었냐는 듯 쪼르르 달려와 엄마에게 안기는 아이들. 사랑스러움이라는 표현이 이토록 잘 어울리는 풍경이 또 있을까. 캠핑 짐을 내린 황인성 소원이 두 딸 소개에 나섰다.
“첫째 윤하는 다섯 살, 둘째 민하는 세 살이에요. 윤하는 맏딸이라서 그런지 성격이 차분하고 엄마 아빠 말을 잘 들어요. 일상 속 거의 모든 일을 스스로 하고, 동생도 살뜰하게 챙기는 ‘참한 효녀’예요. 반면 민하는 동네에서도 알아주는 개구쟁이예요. 항상 씩씩하고 활발하게 움직여요. 붙임성이 좋고 호기심도 많아서 처음 보는 또래 아이들과도 금세 친해지는, 한마디로 ‘귀여운 말괄량이’라고 할 수 있죠.”
반팔과 편한 바지를 ‘커플룩’으로 차려입은 두 아이는 아빠의 소개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각자의 성향에 따라 행동을 개시했다. 윤하는 엄마 아빠 옆에 붙어서 고사리손으로 텐트 치는 일을 도왔는데, 움직이는 모양새가 제법 야무졌다. 곧장 가까운 놀이터로 달려간 민하는 먼저 놀고 있던 아이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더니 꺄르르 웃으며 함께 어울렸다. 얼마 뒤 네 식구의 하룻밤 보금자리가 사이트 위에 우뚝 섰다. 황인성 소원 가족의 2025년 봄맞이 캠핑이 막을 올린 순간이었다.

2년째 쌓은 두 딸과의 캠핑 추억

완성된 텐트 앞에 부부와 아이들의 캠핑 의자와 접이식 테이블이 보기 좋게 놓였다. 텐트를 치면서 이마에 송골송골 맺힌 땀을 잠시 식힐 시간. 나란히 캠핑 의자에 앉아 푸른 하늘을 올려다보던 황인성 소원 부부가 결혼과 출산 스토리를 들려주기 시작했다.
“서울에서 지인 소개로 만나 2년 정도 연애하다가 2019년 결혼하면서 대전으로 내려왔어요. 둘 다 아이를 빨리 갖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그랬는지 결혼식 후 몇 달 지나지 않아 첫째가 생겼고, 뒤이어 둘째를 연년생으로 낳았어요. 당연히 남들처럼 알콩달콩한 신혼 생활은 보내지 못했지만, 그만큼 아이들과 함께하는 소중한 시간을 더 많이 가질 수 있었죠.”
부부가 각각 한 번씩 활용한 육아휴직은 아이들과 더욱 가까워지는 계기가 됐다. 첫째 출산 후에는 은선 씨가, 둘째를 낳은 뒤에는 황인성 소원이 육아휴직을 내고 아이들을 돌본 것. 번갈아 일과 육아에 집중하며 부부는 서로를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었고, 두 딸은 엄마 아빠 모두와 아주 가까운, 그야말로 사랑과 행복이 충만한 아이들로 자라났다.
“아이들과 많은 추억을 쌓으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어요. 거의 주말마다 전국을 다니며 나들이와 여행을 즐기는데요. 2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 캠핑도 그 과정에서 발견한 우리 가족의 ‘인생 취미’예요. 지인의 권유로 문경의 한 캠핑장에 따라갔는데, 아내와 아이들이 숲속의 상쾌한 향기와 아름다운 초록빛 경치를 즐기면서 정말 좋아하는 거예요. 그 순간 캠핑을 시작해야겠다고 결심했고, 2년째 열심히 방방곡곡 캠핑장을 찾아다니고 있습니다. 특히 봄가을에는 2주마다 한 번씩 텐트를 칠 정도로 저희 부부도, 아이들도 캠핑에 푹 빠졌어요.”
마실 나갔던 아이들이 어느새 텐트로 돌아와 엄마 아빠 곁에 붙어 앉았다. 아이들 배에서 나는 ‘꼬르륵’ 소리에 너털웃음을 터트린 황인성 소원 가족은 저녁 요리를 위해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어제오늘의 추억을 넘어 내일의 행복으로

저녁 메뉴를 준비하는 네 식구의 움직임은 캠핑을 공통 취미로 둔 가족답게 일사불란했다. 이른바 ‘캠핑 셰프’인 황인성 소원의 주도하에 야채를 썰고, 과일을 씻고, 간식을 준비했는데, 아이들도 함께 그 과정에 적극 참여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아빠가 요리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윤하가 말했다.
“우리 아빠는 요리를 참 잘해요!” 그 이야기를 들은 민하도 언니에게 질세라 엄마를 껴안으며 “우리 엄마는 책을 잘 읽어줘요!” 외쳤다. 행복한 가정이란 바로 이런 게 아닐까.
말문이 트인 두 아이는 엄마 아빠와 함께 보낸 행복했던 시간도 여럿 들려줬다. 얼마 전 갔던 부산의 한 놀이공원에서 가장 좋아하는 만화 캐릭터가 나오는 축제를 했는데 엄마 아빠가 데려가 줘서 눈물 날 정도로 좋았다는 얘기, 난생처음 갔던 캠핑에서 엄마 아빠와 함께 아침에 일어나며 들었던 냇물 소리가 참 예뻤던 기억 등이 금강과 합류하기 위해 줄기차게 흐르는 캠핑장 옆 미호천처럼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그 모습을 흐뭇한 미소와 함께 지켜보던 은선 씨가 말을 이어받았다.
“아이들과 좋은 추억을 많이 쌓고 싶어서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해 왔는데, 딸들이 저희 부부의 마음을 알아준 것 같아 무척 기쁘네요. 지금까지는 아이들이 어려서 국내 여행만 다녔는데, 내년부터는 외국 여행도 나가 보고 싶어요. 앞으로도 아이들과 더 다양한 경험과 좋은 기억을 만들어 나갈 생각입니다.”
대화를 나누는 사이 저녁이 완성됐다. 선선하게 불어오는 저녁 봄바람이 준비된 요리를 맛있게 먹으며 오손도손 이야기를 꽃피우는 네 식구의 행복감을 돋웠다. 황인성 소원 가족의 봄 캠핑은 이렇듯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낭만적인 밤을 향해 미끄러지듯 나아갔다.


“우리 아빠는 요리를 참 잘해요!”
그 이야기를 들은 민하도 언니에게 질세라
엄마를 껴안으며 “우리 엄마는 책을 잘
읽어줘요!” 외쳤다. 행복한 가정이란
바로 이런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