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May+June Vol. 190
디펜스 스펙트럼

Launch Vehicle
하늘을 걷는 불의 언어 발사체 연료의 동향

글. 편집실   사진. shutterstock  
출처. 방위사업청,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전자신문, 디지털타임스 ㈜한화 블로그,
네이버지식백과

Launch Vehicle
하늘을 걷는 불의 언어 발사체 연료의 동향

자동차가 다양한 연료로 움직이듯, 발사체 역시 과제와 효율에 따라 액체, 고체 등 여러 연료를 선택합니다. 각 연료는 특성과 장단점이 있어 발사체가 목표에 안전하게 도달하도록 돕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발사체 연료의 종류와 친환경 노력 등 최신 동향을 간략하게 살펴봅니다.

빠른 발사가 장점 전략적 군사 무기 고체연료

일반적으로 트럭 등 큰 힘이 필요한 자동차는 경유를, 승용차나 오토바이 등의 차량은 휘발유나 전기를 쓰는 것처럼 발사체도 발사 목적 등을 두루 고려해 다양한 연료를 사용한다.
미사일이나 우주발사체 등 ‘로켓’이라고도 부르는 발사체는 연료를 태울 때 발생하는 기체를 빠르게 내뿜어 목적지로 나아가는 비행체를 일컫는다. 날아가는 거리가 수백 km 정도로 비교적 짧은 단거리 미사일부터 바다를 건너 5,500km 이상을 날아가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우주에 인공위성을 띄우기 위해 날리는 우주발사체까지 그 종류는 생각보다 다양하다.
발사체의 연료는 크게 고체연료와 액체연료로 구분해 설명할 수 있다. 고체연료는 말 그대로 고체 상태로 발사체에 투입하는 연료로, 알루미늄 분말, 마그네슘 분말 등으로 구성돼 있다. 고체연료는 점화되면 중간에 끌 수 없어 일회용으로 사용할 수밖에 없지만, 평상시 고체 상태로 존재하기에 보관하고 다루기가 편리하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발사체에 미리 주입한 뒤 보관하다가 필요할 때 바로 발사할 수 있다. 액체연료와 비교해 추진력이 약하지만 제작비는 상대적으로 저렴하며, 발사체 구조도 비교적 간단하다. 이런 특성 때문에 고체연료는 주로 군사용으로 쓰이며, 중거리 이하의 사거리로 날아가는 미사일에 적용되고 있다.

국내 기술로 개발한 고체 연료 우주발사체가 2023년 12월 4일 민간 상용 위성을 탑재하고 제주도 앞바다에서 발사되고 있다. ©연합뉴스

강한 추진력과 재점화 장점 우주발사체의 액체연료

액체연료는 특성이 고체연료와 반대다. 추진력은 고체연료보다 강하지만 연료비는 비싸다. 연료를 모두 쓰기 전까지 몇 번이고 껐다 켰다가 가능해 나아가는 힘과 방향을 수정하는 데 유리하다. 하지만 연료와 산화제를 따로 보관해야 하며, 다양하고 복잡한 부품이 쓰이기 때문에 발사체의 가격도 비싸다. 고체연료와 달리 연료를 발사체 내에 오랫동안 보관할 수 없고 발사 준비에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액체연료는 섬세한 출력 조절이 필요하고 추진력이 강해야 하는 우주발사체에 주로 사용되며, 대기권을 뚫고 우주 공간으로 나갔다가 다시 대기권에 재돌입해 목표에 도달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도 쓰인다.
물론 예외도 있다. ‘토마호크’, ‘타우러스’와 같은 장거리 순항 미사일은 제트엔진과 전용 액체연료를 사용한다. 지표면에서 500km 내외의 낮은 궤도용 소형 위성을 발사할 때는 제작비용 및 무게 절감 등을 위해 고체연료 발사체를 쓰는 경우도 많다. 실제로 일본은 ‘엡실론’, 유럽우주국(ESA)은 ‘베가’라는 고체연료 발사체를 개발해 1.5톤 급 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올리는 데 활용하고 있다.

우주 발사체의 서사를 바꾼 액화메탄연료

연료 개발 및 활용 기술의 발전에 따라 연료 무게당 추력(비추력)이 한층 높은 액체연료를 상용화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지난 수십 년간 우주발사체에는 원유에서 정제한 등유의 일종인 ‘케로신’이 쓰였다. 상온에서 액체 상태로 존재하면서도 휘발성이 낮아 다루기 쉽다는 장점 때문이었다. 하지만 우주발사체의 발사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재사용 발사체가 등장하면서 케로신의 위상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 케로신을 연소시키면 다량의 탄소 찌꺼기가 발생해 엔진 내부에 쌓이는데, 이는 엔진 재활용 횟수를 제한하는 원인으로 꼽힌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미국의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스타십’, 블루오리진의 ‘뉴글렌’ 등의 재사용 발사체는 찌꺼기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 액화메탄연료를 활용하고 있다. 중국의 민간 우주기업 랜드스페이스도 지난 2023년 7월 액화메탄연료를 사용하는 우주발사체 ‘주췌 2호’의 발사에 성공했다.
액화메탄연료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먼 우주(심우주) 탐사에 적합하다는 점이다. 화성 탐사가 본격화되면 발사체에 막대한 양의 연료를 실어야 하는데, 화성 대기에 존재하는 메탄가스를 이용하면 현장에서 액화메탄연료를 만들 수 있다고 과학자들은 말한다. 쉽게 말해 이 기술이 개발되면 화성을 연료 보충 거점으로 삼아 더 멀리 우주 탐사에 나설 수 있다.


미국의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스타 십’, 블루오리진의 ‘뉴글렌’ 등의 재사용 발사체는
찌꺼기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 액화메탄연료를
활용하고 있다.

날아오르는 ‘친환경’의 꿈

액화메탄연료는 케로신 연료에 비교해 친환경적인 연료다. 연소 후 이산화탄소, 일산화탄소 등의 지구온난화 및 오염물질이 거의 배출되지 않기 때문이다. 한편 액화수소연료는 가격이 비싸고 액화와 관리가 어려워 액화메탄연료에 비해 큰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앞서 소개한 블루오리진이 액화수소연료를 사용하는 우주발사체 ‘뉴셰퍼드’를 개발하는 등 친환경 발사체 연료로서의 활용 가능성을 시험하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영국의 스타트업 스카이로라는 지난 2020년 플라스틱 쓰레기를 활용한 액체연료 ‘에코신‘을 개발했다. 이 업체는 폐플라스틱 1톤에서 등유의 일종인 에코신을 약 600kg 추출하는 데 성공했으며, 성능 시험 결과 에코신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일반 등유에 비해 45%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런가 하면 독일항공우주센터(DLR)는 산화된 소금의 일종으로 열을 받으면 질소, 산소, 물로 분해되는 ADN(Ammonium Dinitramide)을 발사체 연료로 활용하는 방안을 활발하게 연구 중이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HAN(Hydroxyl Ammonium Nitrate)이라는 물질을 기반으로 한 청정연료 ‘AF-M315E’를 개발해 소형 위성 발사체 운용에 활용하고 있다. 친환경 고효율 발사체 연료 시대의 개막을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액화메탄연료는 케로신 연료에 비교해 친환경적인 연료다. 연소 후 이산화탄소, 일산화탄소 등의 지구온난화 및 오염물질이 거의 배출되지 않기 때문이다. 한편 액화수소연료는 가격이 비싸고 액화와 관리가 어려워 액화메탄연료에 비해 큰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앞서 소개한 블루오리진이 액화수소연료를 사용하는 우주발사체 ‘뉴셰퍼드’를 개발하는 등 친환경 발사체 연료로서의 활용 가능성을 시험하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영국의 스타트업 스카이로라는 지난 2020년 플라스틱 쓰레기를 활용한 액체연료 ‘에코신‘을 개발했다. 이 업체는 폐플라스틱 1톤에서 등유의 일종인 에코신을 약 600kg 추출하는 데 성공했으며, 성능 시험 결과 에코신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일반 등유에 비해 45%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런가 하면 독일항공우주센터(DLR)는 산화된 소금의 일종으로 열을 받으면 질소, 산소, 물로 분해되는 ADN(Ammonium Dinitramide)을 발사체 연료로 활용하는 방안을 활발하게 연구 중이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HAN(Hydroxyl Ammonium Nitrate)이라는 물질을 기반으로 한 청정연료 ‘AF-M315E’를 개발해 소형 위성 발사체 운용에 활용하고 있다. 친환경 고효율 발사체 연료 시대의 개막을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