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January + February Vol. 194
동상동몽

왜 겨울 아침은 더 힘들까? 크로노타입으로 다시 쓰는 수면 공식

글. 이현수 작가   사진. unsplash, shutterstock
출처. 포춘코리아, 헬스조선, 헬스경향, MSN, 의학신문, 하이닥, 코메디닷컴

왜 겨울 아침은 더 힘들까? 크로노타입으로 다시 쓰는 수면 공식

겨울만 되면 아침에 일어나는 일이 유난히 힘들어진다. 나의 수면 패턴은 어떠한지 살펴보고, 수면 시간과 계절은 어떤 관계가 있는지 알아본다. 나아가 2026년에 더욱 편안하게 숙면하려면 무엇을 바꿔야 할지도 짚어본다.

이른 기상의 미덕과 크로노타입의 오해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 ‘가난한 이는 늦도록 안 자고 부자는 일찍 일어난다’, ‘사람은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야 건강해지고 부자가 되고 아는 것도 많아진다’ 등 이른 기상이 성공과 직결된다는 내용의 속담과 격언이 적지 않다. 이는 성실한 생활 태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이지만, 사람마다 적절한 수면 시작과 종료 시간이 다르다는 사실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사람이 타고난 수면 패턴은 크로노타입(chronotype)이라 불린다. 개인에 따라 잠들고 깨어나기에 알맞은 시간이 다르며, 이는 상당 부분 유전적으로 결정된다. 2016년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 연구팀은 ‘CLOCK’, ‘PER’, ‘CRY’ 유전자 연구를 통해 크로노타입이 생물학적 요인에 의해 좌우된다는 점을 확인했다.
문제는 많은 사람이 자신의 크로노타입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채 몸에 맞지 않는 시간에 억지로 잠을 청한다는 데 있다. 그 결과 오후만 되면 졸음이 쏟아지거나 오전 내내 집중력이 떨어지고, 특정 시간에는 좀처럼 잠들지 못하는 상황을 반복해서 겪는다. 모두가 같은 시간에 자고 같은 시간에 일어나야 한다는 인식은 산업화 사회를 거치며 널리 퍼진 관념이다. 정해진 수면 시간이 성실함의 기준이며 건강에도 이롭다는 믿음이 자리 잡은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인식은 과학적 사실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사람들로 하여금 각자 타고난 크로노타입에 맞춰 잠들고 깨어나는 것을 방해해 왔다. 수면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획일적인 기준보다 개인의 생체 리듬을 이해하는 일이 먼저다.

크로노타입의 종류

과거에는 크로노타입을 크게 종달새형(아침형)과 올빼미형(저녁형)으로 구분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수면과 각성 패턴을 보다 세밀하게 설명하기 위해 사자형, 곰형, 늑대형, 돌고래형으로 나누는 방식이 활용되고 있다.
사자형은 아침형에 해당하며 일찍 잠자리에 들고 이른 시간에 깨어나는 유형이다. 곰형은 가장 흔한 유형으로 낮 동안에는 비교적 활발하게 활동하다가 저녁이 되면 피로를 느낀다. 늑대형은 저녁형으로 밤에 집중력이 높고 늦게 잠들어 늦게 일어나는 경향이 있다. 돌고래형은 수면 패턴이 불규칙하고 깊은 잠을 이루기 어려워 전반적인 수면의 질이 낮은 것이 특징이다.

나의 크로노타입 파악하기

이미 오랜 시간 자신의 크로노타입과 맞지 않는 수면 습관이 굳어졌을 수도 있다. 따라서 먼저 본래의 크로노타입을 파악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최소 2주 이상 수면 시간과 기상 시간을 엑셀 등에 꼼꼼히 기록해 보자. 함께 졸음이 오는 시간대와 피로를 느끼는 시점을 적어두면 자신의 패턴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사자형
아침에 집중력이 최고조에 이르는 유형
곰형
오전부터 오후까지 안정적으로 힘을 쓰는 유형
돌고래형
일정한 패턴보다 컨디션에 따라 움직이는 유형
늑대형
오후 이후에 진짜 실력이 살아나는 유형

크로노타입에 맞춘 업무 재배치 전략

크로노타입을 파악했다면 이제 자신의 생체 리듬에 맞춰 업무를 재배치할 차례다. 흔히 이를 업무 ‘테트리스’라고 부른다. 예를 들어 곰형이라면 오전에는 중요한 업무를 배치하고 오후에는 반복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방식이 적합하다. 크로노타입별 업무 설계의 기본 방향은 다음과 같다.
사자형은 이른 시간에 각성도가 가장 높다. 새벽에 일어나 아침 시간대에 주요 업무를 집중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좋다. 오후로 갈수록 피로가 빠르게 누적되고 업무 효율도 떨어지는 편이므로 중요한 결정은 오전에 끝내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면은 밤 9시 전후에 드는 것을 권장한다. 곰형은 인구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가장 일반적인 유형이다. 비교적 수면 문제를 겪지 않으며, 오전부터 오후 초반까지 안정적인 퍼포먼스를 유지한다. 오전과 이른 오후에 주요 업무를 배치해도 무리가 없고, 오후 2시 이후에는 반복적이고 부담이 적은 업무를 처리하는 것이 좋다. 권장 수면 시각은 밤 11시다. 늑대형은 현대사회에서 가장 많은 오해를 받는 크로노타입이다.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것이 생체 리듬에 맞는다. 오전에는 가벼운 업무로 워밍업을 하고, 오후 중반 이후에 중요한 업무를 배치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특히 오후 5시부터 밤 9시 사이에 집중력이 높아지는 경우가 많아 이 시간대의 퍼포먼스는 매우 뛰어나다. 비교적 야근에도 강한 편이다. 돌고래형은 인구의 약 5~10%를 차지하는 드문 유형이다. 잠들기 어렵고 수면의 질이 낮아 일정한 수면 패턴을 유지하기 힘들다. 이 유형은 특정 시간대에 업무를 고정하기보다 그날의 컨디션을 먼저 점검한 뒤 집중이 가능한 시간에 중요한 업무를 배치하는 방식이 현실적이다.

기상 직후 빛으로 생체 시계 깨우기
기상 직후 2,500럭스 이상의 밝은 빛을 받는 것이 좋다. 이는 흐린 날 야외의 밝기에 해당한다. 겨울철이라 햇빛이 부족하고 야외 산책이 어렵다면 형광등과 같은 실내조명을 활용해도 된다. 인공적인 빛 역시 신체 리듬을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된다.

심부 체온을 높여 각성 신호 보내기
심부 체온은 각성과 깊은 관련이 있다. 아침에 잠에서 깰 때 우리 몸은 심부 체온이 서서히 올라가며 활동할 준비를 한다. 이때 스트레칭이나 가벼운 걷기처럼 몸을 움직여 체온을 높여 주면 보다 개운한 각성에 도움이 된다.

아침 각성 방해 요소와 해결 방법
낮은 습도(30% 이하)는 기상 후 불쾌감을 키울 수 있다. 가습기를 자동 모드로 설정해 실내 습도를 유지하자. 미세먼지로 인한 두통이나 기침이 있다면 공기청정기를 사용하고 하루 한 번 5분 정도 짧게 환기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추위에 노출되면 기상 직후 현기증을 느끼기 쉽다. 실내 온도를 조절하고 규칙적이며 균형 잡힌 식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낮은 일조량으로 각성 수준이 떨어질 경우 아침에 빛을 충분히 쬐고 가벼운 운동을 병행하면 도움이 된다.

‘새해 아침 루틴’을 설계하는 공학적 접근

STEP 1
몸의 리듬 파악

본인의 크로노타입을 추적 관찰한다. 수면의 질과 수면 중 각성 여부 등을 함께 기록한다.

STEP 2
환경 조건 설정

기상 시간과 빛을 확보하는 방법, 실내 온도 등을 조정하며 수면 시간을 서서히 맞춘다.

STEP 3
루틴 프로토콜 구축

알람 후 즉시 일어나 빛을 쬐고 가볍게 몸을 움직이는 등 아침 루틴을 꾸준히 실천한다.

STEP 4
피드백과 조정

2주 단위로 기상·수면 시간과 졸린 시간대, 생산성을 기록해 루틴을 조정한다.


나에게 맞는 시간 찾기

누군가는 아침에, 누군가는 밤에 더 잘 깨어납니다.
내 몸의 리듬을 기준으로 하루를 다시 짜보는 건 어떨까요? 당신의 타입을 찾아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