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을 읽는 설계
전통 연(鳶)에 숨은 비행 과학
글. 양미희 사진. shutterstock
출처. 국립민속박물관, 국방과학연구소
글. 양미희 사진. shutterstock
출처. 국립민속박물관, 국방과학연구소
하늘 높이 올라간 연이 바람에 흔들리며 더 높이 날아오르는 모습을 본 적 있나요? 그냥 가벼워서 뜨는 것 같지만 오늘날 무인기나 비행체 등의 아이디어로 활용되고 있다는 사실. 지금부터 우리나라 전통 연인 방패연과 가오리연의 과학적 원리를 통해 알아볼까요?
<과학 한 스푼>은 국방과학 속 기초과학 원리를 쉽게 풀어 소개하고, 초등학생이 직접 따라 할 수 있는 실험도 함께 소개하는 과학 코너입니다.
연이 하늘로 뜨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양력’에 의해서입니다. 바람이 연의 앞면과 뒷면을 지나갈 때 속도 차이가 생기며 위로 끌어올리는 힘이 생기는데, 이것을 양력이라고 해요. 하지만 양력만 있으면 연은 뒤로 밀려가 버리죠. 이때 필요한 힘이 바로 ‘항력’이에요. 항력은 바람이 연을 뒤로 잡아당기는 힘으로, 연줄이 잡아당기는 힘인 ‘장력’과 함께 연을 하늘에 머물게 하죠. 여기에 연이 바람을 맞이하는 각도인 받음각이 적당해야 양력이 잘 생기는데, 연줄 매듭의 위치를 바꾸면 받음각이 달라져 연의 높이와 안정성이 변해요.
네모난 방패연은 가운데 통풍구(방구멍)가 있는데, 이 구멍은 바람을 모두 막는 게 아니라, 바람을 분산시켜 연을 흔들리지 않고 안정적으로 날 수 있게 하죠. 가오리연은 넓은 날개와 꼬리를 이용해 무게중심을 아래로 향하게 해 흔들림을 줄임으로써 안정적인 비행을 돕습니다.
국방과학의 핵심은 하늘을 정확하고 안정적으로 나는 기술입니다. 드론, 정찰기, 미사일 등 비행체에도 연이 나는 원리가 적용돼요. 비행체는 양력으로 떠오르고, 항력을 줄여 멀리 이동하며, 받음각을 조절해 방향과 속도를 바꾸죠. 이때 무게중심이 알맞지 않으면 목표를 벗어날 수 있어 정밀한 계산이 필요해요. 국방과학자들은 항력을 줄이고 양력을 높이기 위해 비행체의 모양을 정밀하게 설계함은 물론, 비행체가 공기를 만나는 받음각을 조절해 상승과 하강, 방향 전환을 수행해 안정성을 확보합니다. 흥미로운 건 부드럽게 휘어 있는 가오리연의 날개 원리와 연줄에 힘을 전달하는 장력의 원리인데요, 가오리연의 날개 원리는 오래 나는 감시 드론이나 조용한 비행체에 적용하고, 장력은 드론의 조종 신호와 제어 장치에 적용돼 전체 비행의 안정성을 유지한다는 거예요.
우리가 놀이로 날리던 연이 오늘날 하늘에서 나라를 지키는 똑똑한 기술로 이어지고 있다니 신기하죠. 이번 겨울 연을 날리게 된다면 이렇게 생각해 보세요. “지금 내가 날리는 연이 미래의 무인기라면?”
연줄 매듭의 위치를 바꿔 받음각을 조절하는 실험을 통해 연이 안정적으로 나는 원리와 국방과학의 비행 원리도 확인해 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