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January + February Vol. 194
원시기술 플러스

눈 위의 즐거움,
그 뒤에 숨은 위험

글. 편집실   사진. shutterstock

눈 위의 즐거움,
그 뒤에 숨은 위험

스키와 스노보드는 겨울에만 누릴 수 있는 짜릿한 즐거움이지만, 동시에 작은 실수 하나로 위급한 상황에 놓일 수 있는 활동이다. 차가운 기온, 빠른 속도, 낯선 지형은 사고가 발생했을 때 몸의 대응 능력을 급격히 떨어뜨린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은 재빨리 상황을 읽고 판단하는 능력이다. 겨울 레포츠 중 위급 상황에서 무엇을 준비하고 어떻게 판단할지 생각해 본다.

1 겨울 레포츠 사고를 막는 기술

준비가 최고의 안전 장비
준비는 번거롭지만 사고를 막는 가장 확실한 기술이다. 먼저 장비 점검이다. 헬멧은 선택이 아닌 필수 장비다. 헬멧 내부의 충격 흡수층은 한 번 충격을 받으면 기능이 떨어질 수 있어, 과거 헬멧이 충격을 받은 이력이 있다면 교체가 필요하다. 스키 바인딩은 체중과 숙련도에 따라 조정해야 하며, 에지는 얼어붙은 슬로프에서 제동력을 좌우한다.
겨울에는 활동 중 발생한 땀이 곧 위험 요소가 된다. 땀이 식으면서 체온이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땀을 빠르게 말려주는 기능성 이너웨어를 착용하고, 핫팩은 손보다 배나 허벅지 안쪽처럼 큰 혈관이 지나는 부위에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기온이 낮은 환경에서도 수분 손실은 계속되므로 의식적으로 수분을 섭취해 주어야 한다. 기상청 예보를 통해 적설량과 기온 변화를 확인하고, 슬로프 개방 정보와 난이도 표지판을 다시 한번 점검해야 한다. 특히 오후에는 슬로프가 얼음처럼 변하는 경우가 많아 오전과 같은 판단을 하면 위험하다.
스마트 기술은 현대의 원시 도구다. 스마트폰, 스마트워치의 GPS 위치 공유, 응급 호출 앱, 낙상 감지 기능은 위급 상황에서 구조 시간을 단축시킨다. 다만 저온 환경에서는 배터리 소모가 빨라지므로 스마트 기기를 몸에 가까이 두고, 보조배터리를 꼭 챙기자.

2 안전사고 대처법

냉정한 판단이 생명을 구한다
2017년부터 2022년까지 겨울 시즌 동안 오스트리아 티롤의 응급구조 센터가 수집한 알파인 부상 데이터를 분석한 역학 연구에 따르면, 스키와 스노보드의 전체 부상률은 1,000일 이용 기준 약 1~3건 수준으로, 생각보다 낮은 편이다. 다만 레저 이용자를 기준으로 스노보드는 스키보다 부상 빈도가 다소 높게 보고되며, 부상 양상에도 차이가 나타난다.
스키는 회전 동작 중 무릎이 비틀리며 발생하는 하지 관절, 골절 손상이 빈번한 반면에 스노보드는 넘어질 때 손으로 몸을 지탱하면서 손목, 팔, 몸통 부상이 상대적으로 흔하다. 특히 점프와 트릭 기술이 많은 테레인 파크에서는 부상률과 중증도가 함께 증가하는 경향이 확인되고 있다. 사고가 발생했을 때 가장 위험한 것은 당황해서 몸을 움직이는 것이다. 특히 다른 사람이나 나무와 충돌하거나 큰 낙상 사고가 있었다면 척추 손상을 의심해야 한다. 이 경우 환자를 억지로 일으키거나 이동하지 말고 가능한 한 움직임을 제한한 채 체온을 유지하며 구조를 요청해야 한다.
골절이 의심될 경우에는 간이 부목을 활용할 수 있다. 스키 폴이나 주변의 나뭇가지를 사용해 관절의 위아래를 고정하고 벨트나 끈, 옷으로 묶어 움직임을 최소화해야 한다. 피부가 직접 닿는 부분에는 옷감을 덧대어 2차 손상을 막아야 한다.
이는 오래전부터 사용해 온 원시적인 응급처치 방법이지만 지금도 매우 효과적이다. 저체온증이나 탈진을 예방하기 위해 최우선으로 바람을 막아야 한다.
스키나 스노보드, 백팩 등을 세워 즉석 방풍벽을 만들고, 불필요한 움직임과 말을 줄여 에너지 소모를 최소화해야 한다. 체온 유지가 생존의 핵심이다. 또 조난 신호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스마트폰 손전등을 일정한 간격으로 점멸하거나, 고글 렌즈나 금속 물체로 햇빛을 반사해 시각적 신호를 보낼 수 있다.
모스부호의 조난 신호(SOS)는 짧게 세 번, 길게 세 번, 짧게 세 번(•••— — —•••)이다. 구조를 기다리는 동안에는 무리한 이동보다 현재 위치를 유지하는 것이 생존 가능성을 높인다.

이는 오래전부터 사용해 온 원시적인 응급처치 방법이지만 지금도 매우 효과적이다. 저체온증이나 탈진을 예방하기 위해 최우선으로 바람을 막아야 한다.
스키나 스노보드, 백팩 등을 세워 즉석 방풍벽을 만들고, 불필요한 움직임과 말을 줄여 에너지 소모를 최소화해야 한다. 체온 유지가 생존의 핵심이다. 또 조난 신호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스마트폰 손전등을 일정한 간격으로 점멸하거나, 고글 렌즈나 금속 물체로 햇빛을 반사해 시각적 신호를 보낼 수 있다.
모스부호의 조난 신호(SOS)는 짧게 세 번, 길게 세 번, 짧게 세 번(•••— — —•••)이다. 구조를 기다리는 동안에는 무리한 이동보다 현재 위치를 유지하는 것이 생존 가능성을 높인다.

3 스키 & 스노보드

안전하게 넘어지는 법
스키와 스노보드를 타는 데 안전하게 넘어지는 법을 익히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스키의 경우 넘어질 때 폴을 먼저 놓아 엄지손가락 인대 손상을 막고, 무릎을 굽힌 채 옆으로 주저앉듯 엉덩이와 옆구리로 미끄러지듯 쓰러지는 것을 추천한다. 뒤로 넘어지면 긴 스키가 하체에 걸려 무릎이 비틀리거나 속도를 유지한 채 충돌할 위험이 커 반드시 피해야 한다. 손바닥이나 손목으로 땅바닥을 짚는 대신 팔을 몸 옆으로 벌리거나 가슴 앞에 모아 옆으로 구르듯 충격을 분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스노보드 역시 손을 짚는 동작은 손목 골절과 탈구의 주요 원인이므로 팔꿈치와 전완부로 충격을 나누어 받으며 구르듯 넘어져야 한다. 무릎을 편 채 쓰러지기보다는 상체를 낮춰 웅크린 상태에서 배, 가슴, 팔로 받는 전방 낙법이 안전하다. 이러한 동작은 위급한 순간 본능적으로 나오도록 반복적으로 연습해 몸에 반드시 익혀야 한다.

4 눈 위를 이동하는 법

눈에 닿는 발바닥 면적을 넓히자
폭설 속에서 아이젠이나 스노슈 없이 이동해야 할 경우 주변 재료를 활용해 발바닥의 접지 면적을 넓히고 보행 자세를 조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는 원시기술 원리를 현대적으로 적용한 방식으로, 실제 등산 경험과 각종 안전 지침을 통해 그 효과가 확인된 접근이다.
나뭇가지나 단단한 막대를 신발 밑에 대고 끈이나 가방 스트랩, 옷끈 등으로 고정하면 발바닥 접지 면적이 넓어져 눈에 덜 빠지게 된다. 여기에 울퉁불퉁한 나무껍질을 벗겨 덧대면 미끄러지는 현상을 줄일 수 있다. 다만 이러한 방법은 임시 대응책에 불과하므로 과신하지 않도록 주의하자.
보행 시에는 보폭을 좁히고 무게중심을 낮춘 상태에서 발끝을 10시와 2시 방향으로 벌려 디디며 발바닥 전체로 눈을 눌러 밟아 마찰력을 높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경사면에서는 직선 대신 지그재그로 이동하며, 오르막에서는 V자 형태로 발을 벌려 체중을 분산하는 것이 안전하다. 또 나무 막대에 천이나 끈을 감아 손잡이를 만든 비상 지팡이는 체중 분산과 균형 유지에 도움이 되지만 눈 상태를 충분히 확인하지 않은 채 사용하면 오히려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신중하게 활용하자.

TIP

SOS 모스부호
낮에는 고글 렌즈나 금속 물체로, 밤에는 스마트폰 손전등을 활용하자.
(•••— — —•••)
구조 신호
지상에 눈에 잘 띄는 표식을 만들자. 아래 세 표식은 구조 신호다.
① 큰 화살표    ② 큰 SOS    ③ △ 모양 돌 더미 3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