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July+August Vol. 191
마이크로파 센서는 대상의 움직임이 거의 없을 때에도 위험을 먼저 알아 차립니다.
일상 속 국방과학

밤에도 숨결을 알아차리는 기술 마이크로파 레이더 기술 이야기

글. 편집실   사진. shutterstock  
출처. 사이언스온, 네이버지식백과, 뉴시스, 이투데이, 보안뉴스

밤에도 숨결을 알아차리는 기술 마이크로파 레이더 기술 이야기

밤하늘을 올려다보면 까맣고 조용한 어둠 속에 뭐가 있는지 알기 어렵죠. 사람의 눈은 빛이 있어야만 무언가를 볼 수 있어요. 그런데 세상에는 보이지 않아도 ‘볼 수 있는’ 기술이 있습니다. 바로 마이크로파 레이더 기술입니다. 이 기술은 원래 군대에서 적의 움직임을 감시하기 위해 개발됐지만 이제는 우리의 안전을 지켜주는 조용한 친구가 되어가고 있어요.

밤새 안녕하신가요?

어느 날, 엄마가 전화를 안 받습니다. 휴대폰을 무음으로 해두셨나? 유선 전화도 안 받습니다. 걱정된 나는 결국 급히 엄마 집으로 향합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CCTV라도 달아둘걸···”
평소에는 멀쩡하시던 분이 연락이 안 되면 별일 없을까 불안한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우죠.
하지만 가족들 모두 바쁘고 항상 누군가 곁에 있을 수도 없는 게 현실이에요. 그런데 다행히 기술이 해주는 돌봄이 생기고 있어요. 사람이 움직이지 않아도 호흡이나 심장 박동 같은 생체 신호를 감지해서 “괜찮으세요?”라고 알려주는 기술, 그게 바로 마이크로파 레이더(Microwave Radar)입니다. 이 기술이 있다면 멀리 떨어져 있어도 누군가의 안부를 눈치채고 위험한 순간에 먼저 알려줄 수 있어요. 사람 대신 곁을 지켜주는 조용한 감시자이자 돌봄 도우미인 셈이죠.

보이지 않아도 사람의 곁에 있습니다.
마이크로파 센서는 일상의 작은 움직임도 살핍니다.


공간 곳곳에 스며든 마이크로파 센서가 미세한 움직임까지 감지해 우리의 일상을 더욱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게 지켜줍니다.

멀리도 보고, 미세한 움직임도 느끼는 기술

레이더는 원래 전쟁 때 쓰던 기술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하늘을 날아오는 적 비행기를 멀리서 미리 발견하려고 만든 거죠. 원리는 간단합니다. ‘전파’를 쏘고, 물체에 부딪혀 다시 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해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알아내는 거예요. 쉽게 말해 눈 대신 귀로 세상의 울림을 듣는 기술이라고 할 수 있죠. 시간이 지나면서 레이더는 더 멀리, 더 빠르게, 더 정확하게 물체를 감지할 수 있도록 발전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사람의 숨결이나 가슴의 미세한 움직임까지도 느낄 수 있게 되었어요. 그 비결은 바로 ‘마이크로파(Microwave)’라는 전파에 있습니다. 이 마이크로파는 아주 짧고 고주파인 전파로 작은 떨림도 놓치지 않고 감지하는 ‘민감한 눈’ 같아요. 특히 ‘밀리미터파(mmWave)’ 대역은 파장이 짧고 해상도가 높아서 실내에서도 아주 세밀한 움직임을 감지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사람이 숨만 쉬고 있어도 마이크로파 레이더는 그 가슴의 오르내림을 알아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이 누워 있든 자고 있든 가만히 앉아 있든 ‘살아 있는 신호’를 놓치지 않고 받아들일 수 있어요.

전투기 마이크로파 센서는 레이더 시스템의 일부로, 특히 스텔스 기능을 갖춘 항공기나 지상 목표물을 탐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감시가 아닌 ‘배려’와 ‘돌봄’을 위한 기술

국방과학연구소는 오랫동안 레이더 기술을 연구해 왔습니다. 적의 스텔스 전투기를 감지하는 고감도 레이더, 우리 전투기에 들어가는 AESA 레이더, 드론이나 자율주행차에 쓰이는 지형 감지 레이더까지요.
하지만 이런 군사 기술들이 이제는 사람을 지키는 민간 기술로도 널리 쓰이고 있어요. 그중에서도 마이크로파 레이더는 카메라처럼 사람을 찍지 않고도 감지할 수 있어서 심리적으로 부담이 덜한 기술로 주목받고 있어요. 이 작은 센서는 사람이 누워 있을 때의 가슴 움직임과 잠자리에서 일어나는 동작과 심지어 침대에서 떨어지는 사고까지도 감지할 수 있어요. 그래서 노인을 위한 낙상 감지 시스템, 병원 침상 모니터링, 수면 상태 분석, 사람이 방 안에 있는지 감지하는 시스템 등에 널리 활용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은 비접촉식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카메라처럼 사생활을 침해하지 않으면서도 누군가의 안녕을 조용히 지켜줄 수 있어요. 기술은 차가운 기계가 아니라 이제는 사람을 돌보는 따뜻한 손길이 되고 있습니다.
이제 레이더는 적을 감시하는 눈이 아니라 사람을 배려하고 지켜주는 기술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보이지 않아도 곁을 지켜주는 이야기하지 않아도 먼저 느끼는 기술, 그것이 바로 오늘날의 마이크로파 레이더입니다.

국지방공레이더(TPS-880K) 운용 개념 국지방공레이더는 전방위로 하늘을 탐지하며, 적의 항공기·유도탄·무인기 등 위협 요소를 포착하면 곧바로 방공지휘통제경보체계에 표적 정보를 전달해, 아군 타격 전력이 신속하게 대응하고 격멸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마이크로파 레이더 센서로 주변을 정밀 감지해,
도로에서도 운전자와 보행자의 안전을 지켜줍니다.